- 나는 1981년‘자폐증’이나‘미술치료’라는 단어조차 대중에게 낯설었던 시절에 자폐성 장애아동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이후 30년 이상의 세월을 자폐성 장애 어린이와 청소년의 특수미술교사와 다양한 연령층의 미술치료 임상가로 일하면서 나 스스로 의문을 가졌던 문제들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답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수수께끼 같은 문제들을 만났고, 프랑스와 한국의 미술치료 임상에서 만난 환자/내담자의 수만큼의 많은 자문을 거치면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을 해왔다. 특히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존중하며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것을 동반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던 만큼‘이것이 미술치료다.’라고 한마디로 말하는 것이 해가 넘어갈수록 점점 힘들었다면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나의 의문들을 해결해 줄 학교가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프랑스로 가게 되었고,이 책은 프랑스에서 1992년부터 2011년에 이르기까지의 학업과 임상을 병행해 가면서 정리한 결과물이다. 자문자답이었지만 꼭 지키려고 애쓴것은, 가능하면 많은 참고 서적과연구된 문헌들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여러영역을 동시에 공부해야 했던 각 학위 과정들이 힘들긴 했지만, 각각의 영역을 통합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엮은 방법은 미술치료 학업 과정과 임상을 보조하고 보충하기 위하여 동반한 조형예술, 미학, 예술철학, 사회심리학, 소아정신의학 등의 학업 과정들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임상을 통해 얻은 동서양의 특징을 찾아 직조한 미술치료 천짜기인 셈이다.
여러 가지 영역의 학문에서 미술치료의 줄기를 찾아낸 것은,‘ 사람의 정신과 몸을 통한 각자가 가진 창조 능력에 대한 확신’을 발견한 것이었고 이 책은 이점으로부터 출발하고 마무리된다는 것을 애써 밝혀 둔다.
- 책을 엮는 과정에서 가능하면 한국 서적이나 한국어로 번역된 서적을 찾아 참고 도서 목록에 넣으려고 했으나 원고를 완성한 곳이 프랑스이다 보니 참고한 자료들은 외국어로된 경우가 많다. 외국 서적은 될 수 있으면 영어 서적을 참고하려고 노력하였지만, 프랑스어가 원본인 경우나 미처 참고하지 못한 영어 서적은 프랑스어로 소개한다. 또한, 용어의 경우 프랑스어 어휘를 그대로 사용한 경우가 있음을 밝힌다. <참고 문헌>은 각 주제를 위해 전체적으로 참고한 서적으로 소개했고, <주석>으로 넣은 서적은 내용의 출처를 더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영어 서적과 영어권 정보가 많은 우리나라에 프랑스 방식의 미술치료 정보를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리고 <참고 문헌>의 저자 이름은 역자가 사용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이 책은 단지 미술치료 임상을 위해 꼭 잊지 말았으면 하는 주제들의 간단한 정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각각의 주제는 미술치료실의 성향에 따라 즉, 환자/내담자에 합당한 깊이로 더욱 살이 붙여져야 함을 밝힌다. 특별히 성인 미술치료에 대한 주제를 따로 넣지 않았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바탕을 이루는 책의 내용이 성인 내담자라고 보아도 무난하다는 생각에서 영역을 따로 결정하지 않았다.
이 책이 미술치료 임상가와 미술치료 영역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기본을 제시하는 핸드북으로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