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기 자원봉사를 이 년 했는데, 갈수록 가슴이 답답해져서 못하겠어요.왜 이럴까요?”
“책 읽어 주기를 하고는 싶은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어 엄두가 안 나요.”
“내가 읽으면 재미없대요. 어떻게 읽어 줘야 하나요?”
이 질문들 뒤에는 책 읽어 주기에 대한 부담 또는 오해, 심한 경우에는 두려움까지자리하고 있다. 책 읽어 주는 방법에 유일한 정답은 없다. 분명한 건 책 읽어 주기가 단순한‘글자→소리’변환 과정이 아니며, 읽어 주는 사람 또한 그 책의 독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책 읽어 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려면 사전에 그 책을 미리 봐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몰입해 즐길 수 있는 읽기는 어떤 것일까? 원작을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재미있고, 언어 감수성을 자연스레 키우는 읽기는 뭘까?’나아가, ‘뻔하지 않고 펀(fun)한 문학활동은 뭘까? 양적 독서에 짓눌리지 않고, 다양한 해석 능력을 지닌 능동적인 독자가 되게 격려하는 방법은 무얼까?’이는 필자의 오래된 고민거리였다.
이번에‘그림책’자체를 중심에 둔 폭넓은 읽기 안내서를 내기로 결심한 데에는, 수년동안 진행해 온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어린이 담당 사서를 위한 스토리텔링 매뉴얼> 작업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기초 연구를 하면서 읽기 장면들을 관찰해 보니, 읽기에는 참으로 넓은 스펙트럼과 에너지, 그리고 소통이 있었다. 읽기만 잘해도 아이들은 여지없이 책 속으로 빠져 들곤 했다. 간혹 얘들이 산만해지고 교사가 쩔쩔매는 상황들이 있었는데, 그림책의 특성이나 집단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읽었거나 지루한 독후활동을 밀어 붙였을 때였다. 그런 시행착오를 줄이고, 읽기와 활동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책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삼 년이 흘렀다. 당시 읽기 현장에서 발견한 것들을 묶고 가르고 정리한게 논문이었다면, 그 후 책의 종류와 대상을 폭넓게 확장해서 적용한 결과 보고서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그림책 읽기와 활동과 관련된 이론이 실려 있다. 많지 않은 양이지만, 왜 스토리텔링과 책놀이인지, 그의 바탕이 되는 그림책은 어떤 특징이 있고, 아동문학에는 어떤 역사적 흐름과 갈래가 있는지, 하나하나 문을 열어 보이는 정도로 담았다.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제편에는 집, 도서관,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보육정보센터,복지관 등 여러 현장에서 이루어진 책 읽기와 활동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