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 들려주기』가 세상에 나온 지 17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시각에서 동화구연을 접하고자 하는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책은2009년, 『동화구연 이론과 실제』로 잠시 제목이 바뀌었다가 2017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고, 이제 2021년 새 단장을 하고 세상에 나아갑니다. 돌아보니, 동화구연가로 입문한 지 어언 35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던 첫째는 어느새 장가가서 아비가 되었고, 거칠 것 없던 이십 대의 젊은 동화구연가는 할머니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그 세월 동안 저의 이야기 꾸러미 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동화책에, 전집류라서 각색해서 구연해 주거나 인형같은 교구를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았었지요. 그러다가 90년대 중반부터 단행본 그림책이 늘어나면서 책만 들고 가서 읽어 주고 오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림책이라는 게 워낙 장르나 형식이 다양하다 보니 새로운 읽기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까지 등장하고 보니 종래의 구연화술을 넘어서는 폭넓은 읽기 방법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바로 그 즈음에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이 독서 분야에 등장했습니다.
2009년과 2011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의뢰를 받아 두 차례에 걸쳐 『어린이 담당 사서를 위한 스토리텔링 운영 매뉴얼』을 집필하고 촬영한 것은 저와 저희 <동화가있는집>연구소에게 참으로 귀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동화구연은 행위예술로서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기계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의 육성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간단한 교구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은 진가를 발합니다. 그러나 종래의 테크닉 위주의 구연이나, 지나치게 과장한 나머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구연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구연’ 그것이 진짜지요. 아울러, 구연뿐만 아니라 수업 연계까지 할 수 있어야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강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전통적인 동화구연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고, 도서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방법론은 보강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 들려주기’라는 제목에는 책 읽어주기나 이야기 들려주기가 특별히 재능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평소 저의 신념이 담겨 있습니다. 2019년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야기를 매개로 한 소통’이 얼마나 귀하고 필요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이 책에는 현장 수업 경험이 오롯이 들어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책놀이 전문연구소, <동화가있는집> 연구팀이 현장에서 적용한 사례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이야기 들려주는 법, 책 읽어 주는 법, 이야기 교구 만드는 법, 수업 진행하는 방법 등등이 어렵지 않게 담겨 있습니다.부모라면, 교사라면, 이야기나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 좋아하실 만한 내용이 빼곡합니다. 특히 도서관 자원봉사나 사회복지 분야, 아동 교육 분야의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스토리텔링은 기본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