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유아들과 함께하는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실제 모습을 펼쳐 보이려는 목적에서 집필되었습니다. 우리들 삶 속에 철학이라는 영역은 아직까지도 까다롭고 다가가기 힘든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태어난지 세 돌부터 다섯 돌 남짓한 유아들이 교사-또래 친구들과 함께 탐구공동체를 이루어철학과 만나고 있음을 알리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집필진이 유아와 철학의 만남을 시도한 지는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1990년, 지금부터 24년 전 동덕여대 아동학과는 <아동철학> 과목을 개설하고 유아를 대상으로 철학교육을 실시할 가능성과 계획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습니다. 미국 IAPC의 어린이철학교육(Philosophy for Children)이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대학 학부의 정규 교과로 처음 채택된 것입니다. 초기 <아동철학>을 수강한 졸업생들과 함께 집필진은 유아들과의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 가능성을 검증하면서, 초등학생을 위한 어린이철학 캠프를 열어 교사훈련과 어린이 사고실험의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과 교사 연수 등, 점차 집필진의 경험과 know-how가 축적되면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은 유아교육 현장에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하리라는 소신이 굳어졌습니다. 집필진의 교육능력에 대한 자신감이기보다는, 유아철학교육 내지 유아를 위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이 지니는 교육적 가치를 인식하고, 현장 적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유아들의 사고능력을 진작시키는 경험도 보람 있지만, 유아 한 명 한 명을 하나의 인격체로 만나고 소통하며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는 교사들 먼저 철학적으로 사고하며 철학적 탐구공동체를 구성하여 유아들을 초대하고 함께 탐구할 수 있는 관심과 역량을 갖추어야 함을 확신하게 된 까닭이기도 합니다.
우리 집필진은 어린이철학을 직접 교육하며 관련 연구를 병행해 온 팀입니다. 집필진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직접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을 지도하는 한편, 대학에서 유아교육 관련 강의를 하며, 학술 활동을 통해 탐구공동체 활동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유아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 유아교육/보육 현장의 교사 장학, 또는 아동철학에 관심을 가진 부모 대상의 부모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집필진은 국내학술대회와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하여 현장 적용 사례와 이론적-경험적 연구 결과를 보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유아를 위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을 보다 생생하게 보여 주며 현장 교사나 예비교사들에게 실질적인 지침이 될 수 있는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우리 집필진의 경험을 책으로 구성해 보자는 오랜 숙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 동덕아동철학연구소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하게 되면서, 가장먼저 이 책을 구성하여 세상에 펼치려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3 PART, 13 Chapter, 그리고 부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PART 01은 <이론편>으로서, 유아와 함께하는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기원과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부터 3, 4, 5세 유아들에게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누리과정과 유아를 위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관련성을 요목별로 제시함으로써, 현장교육에서 충분히 채택 가능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PART 02는 <실제편 I>로서, 철학그림책 '오월은 푸르구나'를 교육 자료로 하여 실시한 탐구공동체 활동의 5단계 운영절차를 소개하고, 다양한 ‘Tip’과 더불어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또 다른 질문’을 예시해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집필진이 교사가 되어 D여대 부속유치원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진행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내용을 전사한 자료를 제시하고 교사의 역할이나 토의 중 제기된 질문의 특징 등 실제 장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PART 03은 <실제편 II>로서 철학그림책 '야! 여름이다'를 자료로 하여 운영한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구조를 나타내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제시한 '오월은 푸르구나'와 동일한 구성으로 유아들과 함께 실시한 탐구공동체 활동을 다양한 ‘Tip’과 여러 가능한 ‘또 다른 질문’으로 예시해 보이고 있습니다. 앞선 <실제편 I>과 같이 집필진이 교사가 되어 D여대 부속유치원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진행했던 내용을 활동 단계에 맞추어 분석하여 진술해 보이고 있습니다.
<부록> 부분에서는 창작그림책 '룰루'를 교재로 하여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의 5단계 절차를 구성해 예시하였습니다. <실제편 I, II>에 제시된 사례에서는 유아들의 토의 자료로 활용 목적이 분명한 철학그림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교사들에게 탐구공동체 활동을 보다 넓고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해, 유아들에게 익숙하면서 재미있고 다양한 창작동화그림책을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예시로 구성해 보인 것입니다.
-우리 집필진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철학적 탐구공동체 활동을 위해, 전래동화 등 아동문학 작품과 플라톤의 대화편 등 철학 서적 속에서 토의주제를 얻는 한편, 철학동화그림책, 창작동화그림책, 동영상 또는 사진과 그림 등을 징검다리 삼아, 유아들 스스로의 숙고 및 대화와 토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상의 읽기 자료와 토의 자료, 그리고 질문하고 토의하는 방법들이 지니는 의미를 하나하나 따져 분석 ․ 설명하고 차후 활용 예시를 추가 제공함으로써, 집필진은 이 책이 현장-예비교사들의 활용지침서로서 역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수많은 유아들과 여러 교사들이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로 밝은 눈을 뜨고, 도덕적이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눔의 손을 내밀며, 더 새로운 관점을 찾아 창조적이고 열린 세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